발자국소리가 큰 아이들 원장 김수연

제가 아동미술교육을 시작했을 때, 저에게는 이런 꿈이 있었습니다. 미술대학을 졸업했던 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작가생활에 미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. 우선 작업실을 마련하는 것으로 시작됐는데 오전에는 제 작업을 했고 오후에는 작업실 한 쪽 구석에서 동네의 꼬마들을 모아서 아동미술을 가르쳐보기로 했습니다. 작업실의 임대료와 재료비라도 벌어보고 싶은 마음에서였지요. 그렇게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한 작업실의 이름은 '발자국 소리가 큰 아이들'입니다.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은 1300명의 아이들과 70여명의 선생님들이 참여하는 ‘발자국 소리가 큰 아이들’이 되었습니다.

사교육 기관인 아동미술학원의 성공요인은 아이가 학원에 오기를 좋아하도록 할 것과 학부모님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보여 줄 것이었습니다. 18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것이지요. 그런데 이 두 경우는 서로 상충되는 전제이기도 합니다. 왜냐하면 아이가 미술학원에 오기를 좋아하려면 계속 관심대상만을 표현해야 하는데 수강료를 계산하고 진도를 생각하는 엄마들은 잘 그린 그림으로 뭔가 대단한 결과를 원합니다.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을 수 있는 그림이라든지, 선생님께 칭찬을 받아 교실 뒤에 붙는 그림 등 그런 것들입니다.

게다가 창의적인 아이들로 키우기를 원하는 학부모님들은 아이들 그림을 도와주는 선생님의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금기 시 합니다. 가르치는 과정의 행위 또한 그렇습니다. 그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잘 그린 그림을 요구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모순인 거지요. 더욱 더 힘든 부분은 아이들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한 학부모님들의 요구사항이었습니다. 다양한 미술재료를 접한 어린 친구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재료를 탐색하는 것입니다. 게다가 어린 아이들이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은 아주 짧아서 한 가지에만 계속 집중하도록 강요하기보다 흥미를 유발해서 아이의 생각들을 쏟아놓을 수 있는 여러 관심 대상을 찾아주는 선생님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는 엄청 어려운 과정이지요.

그리고 그 어설픈 결과물들은 아이가 두 시간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의 생각을 만들어냅니다. 결국 수강료와 시간을 아까워하겠지요. 그래서 책을 쓰기로 했던 것입니다. 이 모든 모순과 어려움들을 극복하고자 했던 해결책이 책이었습니다. 아이들을 바꿀 생각은 없었고 아니, 그것은 불가능 했고 학부모님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. 그렇게 해서 [발자국 소리가 큰 아이가 창의적이다-시공사]라는 책이 나오면서 학부모님들의 모든 요구조건이 사라지고 전 아이들과 재미난 시간을 지낼 수 있었습니다. 그래서 전 이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‘발자국소리가 큰 아이들’의 행복한 원장입니다.

발자국 소리가 큰 아이들 원장
김수연 올림